2009년 05월 29일
그를 보내며 적당히 써본다.
내가 그를 처음 알게됐던 것은 아마도 02년 대통령 후보 경선때였다고 짐작된다.
그때는 큰 감흥은 없었지만, 소위 말하는 대세를 밀어내고 후보로 선정되는 것을
보고 '음, 대단하네'정도의 감정을 가지고 지나쳤다.
그리고 두번째 접점은 군 입대후 훈련소에서 대통령 선거 투표를 할때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드라마틱한 당선과정은 훈련을 받고 있던때라 실감하지
못했지만 이전부터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당의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이 되었다는
소식을 훈련소의 매트리스위에서 당직사관의 짤막한 방송을 통하여 들었을때는
내 손으로 처음 투표권을 행사한 후보가 당선되었다는 사실이 훈련소 생활의 피로를
조금은 밀어내어 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었다.
이후 훈련소 생활을 마치고 부대에 전입을 하고 정신없는 생활을 하던 어느 날,
휴가를 나와 늦잠을 자고 일어나 켠 TV에서 그의 탄핵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이 사건이 그럭저럭 어떤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정도를 확인하고 지내던 나를
그의 지지자로 변하게 만든 계기였다.
사실 당선되었다는 사실에 막연한 기쁨을 느끼고 딱히 별 감정없이 지내고 있었지만,
나의 상식으로는 연결되지 않는 문제들을 단순하게 포장하여 그의 탓으로 떠들어대는
소리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그런 사항들에 대하여 일반적인 이야기와는
조금 다른 시점의 이야기를 찾아 보면서 나의 생각은 점점 굳어져갔다.
그리고 실정은 있을지언정 필요할때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자신을 둘러싼 권위를
벗어버린 그의 모습은 나에게 큰 호감을 안겨주어 그를 존경하고 지지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그가 부당하게 비난을 들을때, 속으로나마 그렇지 않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금까지 지내왔고, 지금 그가 가기전에 있었던 사건들에 대해서도 흠결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이제까지와 같이 과장된 부분이 많다고 여기며 문제가 있다면 있는대로 없다면 없는대로
잘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생겨난 흠결이 댐의 구멍이 되었는지, 이제까지 묵혀져있던
아픔들을 안고 사라져 버렸다.
누군가가 그린 만화처럼 그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일종의 신이 되어가는 것 같으나..
그가 살아있는 인간이 아닌 잡히지 않는 상징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은 씁쓸한 마음을
가지게 만든다. 그리고 나의 20대도 함께 가는것 같다.
개인적인 고민으로 잠시 들려봤을 뿐, 문상은 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냥 보내기는 아쉬운 마음에 마음을 정리한 두서없는 글을 남겨본다.

# by | 2009/05/29 22:45 | 잡상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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